꿈을 좇아 달려가는 한 아프간 소녀의 이야기
2021년 8월 15일은 학교 가는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아에사는 그 뒤로 학교에 돌아갈 수 없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한 후 송두리째 바뀐 그녀의 삶을 들어보자.
Afghanistan, Southern Asia
Ayesha Ghafori의 이야기. 번역가 Insang Cho
April 21, 2023에 출판됨.
프롤로그
제 최고이자 최악의 학창시절은 고등학생 때였어요. 고 1, 2 시절엔 학업적으로 가장 많은 발전을 일궈낼 수 있었기에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고2가 됐을 무렵,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고 끝내 아프가니스탄에 또한 상륙했죠. 제가 듣기로는 아프가니스탄의 총 사망자 수가 다른 나라보다 낮았습니다. 아마 아프간 국민들이 훨씬 굳세며, 바이러스보다 더 끔찍한 일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결국 코로나는 점차 줄어들었으며, 저는 학교에 다시 갈 수 있게 돼 기쁘기 짝이 없었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염병보다 더 심한 걸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죠.
고3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기 직전 탈레반이 지방 곳곳을 악랄히 공격한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이를 예측하고 탈레반의 전진을 사전에 막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몇 일 내에 소란이 잠잠해지고 다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다 생각했어요. 탈레반이 각 도시를 포함, 아프간 중심지인 카불까지 점령할 거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평화라는 단어는 저희에겐 해당되지 않는 사실임을 깜빡 잊고 있었죠. 탈레반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아프간 지역을 조금씩 지배했습니다.
등교 마지막 날
시험 마지막 날인 2021년 8월 15일 저는 시험을 정말 잘 봐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중간고사가 끝나고 휴일을 갖기 전 반 친구들과 함께 학교 마당에 모였죠. 한 학기가 끝날 무렵이긴 했지만 그 날이 제 등교 마지막 날이었답니다.
탈레반은 계속 전진해 아프간 대부분 지역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등교 마지막 날에만 해도 7개 지방은 여전히 정부 통제 하에 있었죠. 하지만 탈레반은 이를 모두 몇 시간 내에 탈환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카불까지 발을 내딛게 됐죠. 저희는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아프간 통제권은 모두 탈레반 손아귀에 놓였기 때문이죠.
국민이 뽑은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아프간 대통령이 시민을 내팽개치고 막대한 자금을 챙겨 본인 팀과 같이 달아났다는 뉴스 속보가 나왔습니다. 국민 가슴 속에 남아있던 희망의 불씨는 그렇게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죠.
그 뒤로 우리는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고3을 채 마치지도 못했지만 말이죠. 심지어 온라인 수업 또한 중단했습니다. 탈레반이 장악한 정부가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 진행을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죠.
얼마 후에 비로소 학교를 다시 연다 발표해 희망을 가득 품은 여학생들은 끝내 등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학교 측은 남학생만을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여학생들은 억장이 무너졌어요. 슬픔에 잠긴 채 집에 돌아갔으며 눈물만이 눈앞을 가렸죠. 수업을 계속 받을 수 없어 저는 무척 속상했습니다. 이제 저는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아프간의 가난, 그리고 실업률입니다.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데 하물며 학업이나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이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제가 희망을 잃지 않냐고요? 언젠가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날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학업과 근로를 제한하기 때문에 그들의 체제 및 통제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거예요. 결국 그들은 떠날 것이며 그 날은 젊은 층이 그들의 지식으로 아프간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러니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항상 목적을 갖고 투쟁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란 걸요.
고난을 겪은 인간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더욱 강하죠. 아프간 여성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여성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왜냐고요? 아프간 여성이 아니라면 겪을 수 없는 환경과 문제를 어느 평범한 사람도 마주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프간에 암울한 나날이 저물고 행복과 성장이 다시 도래하길 바랄 뿐입니다. 제 꿈은 항상 제 자신을 성장시키고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예요. 아프간 국민, 특히 여성을 위한 일을 찾고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두죠. 이를 이뤄내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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